2024년 5월 2일 영국 런던시장 선거를 앞두고 ‘크루아상 가격 상한제’ 등 엉뚱한 공약을 제시한 ‘깡통 백작(countbinface)’ 후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유명 코미디언 조너선 하비(56)가 영화 ‘스타워즈’의 악인 캐릭터 ‘다스베이더’를 연상시키는 복장에 양철 깡통을 뒤집어쓰고 연출한 캐릭터로, 기성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BBC는 24일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13인을 각각 인터뷰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3선을 노리는 제1야당 노동당의 사디크 칸 현 시장도, 집권 보수당의 수전 홀 후보도 아닌 하비의 캐릭터 ‘깡통 백작’이었다.
이 인터뷰는 60만 건이 넘는 조회수와 4만4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칸 시장과 홀 후보의 게시물이 약 7만 건의 조회수와 몇천 개의 ‘좋아요’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2021년부터 각종 선거에 ‘깡통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입후보했던 그는 이날도 예의 양철 깡통을 뒤집어쓰고 나와 “고물가로 시름하는 서민들을 위해 크루아상 가격을 개당 1.1유로(약 1622원)로 제한하겠다”고 외쳤다. 영국 왕실의 관저인 버킹엄 궁전을 노숙인 쉼터로 개조하고, 시내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런던 내 모든 회의를 10분씩 늦추겠다는 파격 공약도 제시했다.
또한 최근 무분별한 하수 방류로 비판을 받은 런던의 상하수 처리 기업 ‘템스워터’의 임원들을 모두 템스강에 입수시키겠다고도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국민들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청구받은 과태료는 당시 현직 총리였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납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깡통 백작’의 화제성이 상당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비의 지지율은 칸 시장, 홀 후보를 비롯한 주요 정당 후보들에게 밀려 미미하다. 그럼에도 “나는 최소 한 채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 등 그의 ‘솔직한’ 공약에 유권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하비는 “나는 유권자를 대변하는 유일한 정치인”이라며 자신을 뽑아 달라고 촉구했다.